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3년 임기를 끝내고 물러난다.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등 대규모 구조조정과 첨단산업지원에 성과를 냈다. 본점 이전을 두고 노동조합을 비롯한 직원들과 갈등을 빚은 점은 강 회장 본인도 아쉬웠던 점으로 꼽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강 회장은 5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퇴임식을 갖는다. 강 회장은 퇴임 이후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학계·정계·업계를 두루 경험한 경제정책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성신여대 교수, 국회의원, 경제수석비서관, 신2011유망주식
영증권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책특보를 맡아 경제정책 수립에 참여하고 2022년 6월 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했다.
그의 정책통으로서의 면모는 취임 직후부터 발휘됐다. 2022년 9월 산업은행에서 부실기업으로 보유하고 있던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과 매각에 합의했다. 강 회장은 대규모 민간 자금 투입 외에는 대우조선을애경유화 주식
살릴 길이 없다고 보고 가격을 낮춰 속도감있는 매각을 진행했다. 한화오션으로 이름을 바꿔단 대우조선은 2020년 이후 4년만인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강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이끌며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투입된 정책자금 3조6000억원도 회수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유럽연합과 미국 경쟁당국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전기차관련주식
합병 승인을 설득했다.
강 회장은 임기 막바지까지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인 산업지원도 직접 챙겼다. 지난달 산은은 관세대응을 위해 4조원 규모의 저금리 자금지원책을 출시했고, 반도체 설비투자 지원 대출도 7조6500억원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은행과 정부는 지난 3월 향후 5년간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직접투자
을 신설하는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전략산업 관련 기업들을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완의 과제도 남겼다. 여러 차례 매각에 실패한 HMM(옛 현대상선)과 결국 자회사로 품게 된 KDB생명이 대표적이다. 특히 강 회장은 HMM의 주가에 산업은행의 자본코스닥상장요건
비율이 휘청인다며 매각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HMM의 '부산 이전'을 거론하며 매각은 더 멀어진 상태다.
공교롭게도 HMM의 부산 이전이 거론되며 강 회장의 임기 내내 불거진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 가능성은 다소 줄었다. 강 회장은 임기 내내 노동조합 등 직원들과 본점 이전을 두고 긴장관계를 이어왔다.
산업은행 한 직원은 "전날까지도 강 회장 본인이 직원들과의 관계를 좀더 돈독히 다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여러차례 아쉬움을 말했다"라며 "젊은 생각을 가진 '형' 같은 리더였음에도 주어진 정책 과제를 수행하면서 생긴 내부적인 어려움이 임기 동안 마음에 쓰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6일 강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면 한동안 김복규 전무이사가 직무 대행을 맡아 산업은행을 이끌 예정이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