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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위원장 김도연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가 지난 12일 정례 회의를 열고 지난 한 달 조선일보 지면과 온라인 기사에 대해 토론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별아(소설가), 김재련(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이성주(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장부승(일본 관서외국어대 교수), 정윤혁(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위원, 조중식 편집국 부국장이 참석했다. 고산(에이팀벤처스 대표), 김경희(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 김태수(변호사), 민세진(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원호(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한준(모바일릴게임 접속하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위원은 따로 의견을 보냈다.
▨ 단일화
-지난 한 달도 정국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법원 상고심 판결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 이어지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논의는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조선일보는 4월 중순부터 꾸준하게 ‘한덕수 출마설’을 보도했손오공릴게임
고, 총리직 사임과 출마 선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A1면이나 정치면 톱 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한 후보가 왜 출마하는지, 어떻게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선일보는 한 후보의 ‘임기 단축 개헌’ 화두와 관련, 192석 야당을 두고 어떻게 개헌을 할 것인지 등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신규릴게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은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절차’를 밟아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무소속 한덕수 후보에게 ‘양보’하거나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시각을 너무나 쉽게 받아들였고, 이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두는 데 실패했다. <국힘 “시간 끌면 안 된다”… 단일화 시한 D-4, 극적 타협 이끌까>(5월 7일 자 A3면)와 <한바다이야기 꽁머니
덕수 “단일화 실패는 국민 배신”… 빅텐트 행보 계속>(A4면) 등은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인다. 양자 사이에서 최소한의 균형을 잡는 데 실패했다. 당내 민주주의적 절차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도 보여주지 못했다.
-<李, 외교안보 ‘동맹 중심’ 전환… 과거 발언은 해명해야>(4월 30일 자 A5면)를 보고 답답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대바다이야기온라인
미·대일, 한·미·일 협력 관련 정책이 유화적으로 바뀌었다고 그냥 안심하고 넘어가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이 후보가 보여주는 외교 정책 방향 선회는 좌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중도 확장을 위한 ‘포장 갈이’에 불과하다.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입장을 질문해 그 본질을 드러내야 한다. 가령 일본 욱일기 문제에 대해 태도가 보다 유화적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면 향후 또 다른 관함식이나 합동 해상 훈련 때 욱일기를 게양한 함선의 국내 항구 입항을 허용할 것인가 등을 물어야 한다.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와 관련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한다면, 우리 국민 건강에 위해 요소라고 주장하던 과거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인지 등을 꼬치꼬치 따져 물어야 한다.
▨ 분리배출
-<쓰레기 분리배출의 배신(上): 폐플라스틱 반찬통의 운명은>(5월 5일 자 A8면) 기획은 위치 추적기를 단 폐플라스틱 100개를 배출해 처리 상태를 확인한 기록이다. 추적 과정을 함께 게재해 구체성을 더했다. 양적 재활용에서 질적 재활용으로 전환이 필요하고, 시민에게 맡기는 것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포함한 자동 선별이 오류를 줄이고 재활용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의미 있었다. 하(下)편에서는 지자체마다 다른 재활용품 분류를 지적했다. 해외 사례까지 담아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기사였다.
-<올해부터 대입에 학폭 반영… 변호사들 “큰 장 섰다”>(4월 28일 자 A14면)를 보면 올해 고3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학이 ‘학폭 가해 사실’을 입시에 감점 요인으로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런 새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맞는다.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미성년자가 형사 범죄를 저질렀을 때 혐의가 인정돼도 가정법원으로 보내 소년 사건으로 처리하는 경우에는 기록에 남지 않는다. 그런데 소년 사건보다 경미할 수 있는 학교 폭력 사건을 대입에 반영해 아이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학생들 사이의 작은 갈등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재량껏 개입해 사과나 화해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억울함 줄여주려는 선의가.. 고소·고발 급증 불러왔다>(5월 9일 자 A12면)처럼 급증하는 고소·고발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사실 말이 안 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신속하게 각하해 주면 되는데, 검경 수사권 조정 때문에 경찰이 고소·고발장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수사가 늦어져 피해자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고소·고발에 비용을 부담시키자는 대안은 정당한 고소·고발까지 막는 장벽이 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한 심층 기획 취재를 했으면 좋겠다.
▨ 치매 머니
-<‘치매 머니’ 154조… 동결되면 못 쓴다>(5월 7일 자 A2면)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자산의 비(非)유동화가 가져올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조명해 매우 흥미로웠다. 구체적인 통계와 예시를 들어 치매 환자 개인과 가족, 사회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를 설명했다. 다만 실제 치매 진단이 병원에서 어떻게 내려지고, 진단 후 어떤 절차를 통해 후견인 지정 등 행정적 대처가 가능한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
-<의대 증원 결국 ‘0명’으로… 원칙 깬 정부, 신뢰도 깨졌다>(4월 18일 자 A12면)에서 ‘원칙’이란 표현이 의미하는 바가 모호하다. 정부가 내세웠던 의료 개혁의 원칙이 옳다면 마땅히 지켜야 하지만, 그 원칙이 모호하고 근거가 약하다면 원칙을 지키는 것은 불필요한 고집일 것이다. 문제가 있는 원칙을 포기한 것이 곧바로 신뢰의 파괴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타당한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의대생 8305명 유급… 내년에 24·25·26학번, 1학년 함께 수업 사태>(5월 10일 자 A1·10면)는 의료 인력 양성 시스템의 구조적 위기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다만 유급률을 지역별·대학별로 더 정밀하게 분석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트럼프에 반기 든 하버드 “어떤 정권도 대학에 지시 못 해”>(4월 16일 자 A2면)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으로 세계 질서를 뒤흔들면서, 미국 안에서는 대학과의 전쟁으로 기존 학문 세계를 압박하고 있다. 보조금 중단 방침에 하버드대는 학문과 자유의 침해라며 정부 요구를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76조원 규모의 기금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에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하버드의 당당한 태도는 상당히 부러웠다. 현재 우리 대학들은 어떤 상황일까. 최근 정부로부터 비교적 큰 규모의 재정 지원을 받은 ‘글로컬 대학’이 20개 정도 있는데, 이들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고 움직이는지 취재하면 좋겠다.
▨ SKT 해킹
-<‘가입자 2300만’ SKT 해킹… 유심 칩 정보 유출됐다>(4월 23일 자 A12면)는 SKT가 정부에 신고한 것이 4월 19일이고 과기정통부가 밝힌 것이 22일인데도 왜 사흘이 지체된 것인지에 대해 파고들지 않았다.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SKT인데도 A12면에 기사화한 것을 보고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심 정보 유출 피해 막으려면… “통신사 보호 서비스 가입이 최선”>(4월 24일 자 B3면)은 상황의 심각성에 비춰볼 때 조선일보가 사안을 지나치게 조용히 다룬 것 같다. <2년前 LG유플 29만명 털렸지만.. ‘폰 복제’ 피해 없었다>(4월 28일 자 A10면)는 SKT를 감싸는 것 같다. 무책임하게 불안감을 부추기는 보도를 해선 안 되겠지만, SKT에 책임을 캐묻고 소비자의 불안에 합당한 대응을 촉구하는 자세가 미흡해 보였다.
-<기재부에 지역 화폐 번번이 막혀… 李, 예산권 이전 구상>(4월 29일 자 A4면)은 이재명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 소득이나 지역 화폐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온 점이 원인이라고 봤다. 실제로 4월 28일 민주당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역 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1조원을 반영한 추경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미국 달러화의 힘이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통화라는 사실에서 나온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 화폐는 순 경제적 효과 없이 그저 정부가 할인 부담을 짊어지는 쿠폰에 불과하다. “지역 화폐 예산을 1조원 풀게 되면 실질적으로는 지역사랑상품권이 10조원 풀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민주당 관계자의 발언도 보도했는데, 이것이 말이 되지 않은 주장임을 명확하게 짚어주지 않아 유감이다.
-<한국이 R&D 나눠 먹을 때… 중국은 ‘떡잎’ 골라>(5월 8일 자 A10면)에서 중국의 우수한 정책을 분석해 국내와 비교하는 건 좋았는데, ‘R&D 나눠 먹을 때’라는 제목이 거슬렸다. 윤석열 정부 때 비효율을 이유로 R&D 분야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과학기술계를 더욱 위축시키는 표현이다. 우리 R&D의 ‘떡잎’에 해당했던 연구 그룹들은 ‘카르텔’이라는 이름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과학이 포퓰리즘으로 치닫는 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선일보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네이버, 뉴스 무단 사용” 신문협회, 공정위에 신고>(4월 25일 자 A14면)는 최근 네이버가 국내 주요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AI 학습 데이터로 무단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문협회가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다만 언론사와 AI 기업 사이에는 갈등만이 아니라 협업의 사례도 존재한다. 특히 AI 주권의 관점에서 국내 언론사와 국내 AI 기업 간 전략적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 유튜브 20년
-유튜브가 대세다. 4월 22일 시작한 [유튜브 20년] 기획은 이런 세상에 드리운 유튜브의 그림자를 정치 분야에 초점을 맞춰 잘 분석했다. 특히 직접 실험을 통해 유튜브로 인해 어떻게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진보 성향 영상 2개 더 봤더니.. 추천 목록, 진보 채널로 도배됐다>(4월 23일 자 A10면)가 흥미로웠다. 극단의 유튜브 영상들에 의해 갈등이 더욱 증폭돼 민주주의가 칼날 위에 서 있는 듯하다. 청소년 교육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많은 학생이 짧은 동영상 ‘숏폼’ 등에 하루에도 몇 시간씩 매달리고 있다.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집중력과 끈기도 해치는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미국과 영국 간 관세 합의와 관련해 <트럼프 “영국과 첫 관세 합의, 협상 소식 더 나올 것”>(5월 9일 자 A16면) 등을 실었는데, 구체적인 정보 소스를 밝히지 않거나 미국 측 언론 보도 내용에 의존했다. 영국이나 독일 쪽에서는 협상 타결에 대한 문제 지적이 많았다. 무슨 역사적인 합의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백악관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들도 사실 관계를 보도하는 데 그치고 있는데, 그러한 사실이 발생하게 된 배경이나 맥락, 관련된 행위자들의 전략까지 포함한 ‘빅 픽처’를 보여줘야 한다. /정리=김정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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